웹툰 현지화란 무엇인가 - 1. 번역 단계 : 단순 번역 그 이상의 언어 연출

웹툰 현지화(Localization)는 웹툰이 다양한 언어권의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고 몰입감 있게 전달되도록 언어적 요소와 시각적 표현을 함께 변환하는 작업입니다.

단순한 언어 번역을 넘어서, 문화적인 맥락을 반영하여 표현을 조정하고, 이미지 안에 포함된 텍스트까지 해당 언어에 맞게 바꾸는 과정이 포함됩니다.예를 들어 한국 특유의 유머나 관용 표현은 현지 독자의 문화적 배경에 맞게 재해석되고, 말풍선의 폰트나 효과음 등도 해당 언어권의 만화 스타일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됩니다.이처럼 현지화는 원작의 고유한 분위기와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각 나라의 독자들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형식으로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결국 웹툰 현지화는 번역가와 식자 디자이너가 긴밀히 협력하여 완성하는 통합적 작업이며, 세계 시장에서 웹툰이 성공하기 위한 핵심 열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황에 어울리는 문장을 구성해야 합니다.

독자가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려면, 단순히 원문을 직역하는 것보다는 상황에 어울리는 의역과 간결한 문장 구성이 중요합니다. 특히 웹툰의 대사는 대부분 구어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유행어, 속어(slang),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신조어 등은 각 언어의 문화와 표현 방식에 맞게 재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어에서 흔히 쓰는 웃음 표현인 “ㅋㅋ”는 영어에서는 “LOL”이나 캐릭터의 말투로 유쾌하게 표현할 수 있고, 일본어에서는 문맥에 따라 「フフッ」과 같은 웃음 소리로 자연스럽게 변환합니다. 이처럼 문화적 요소를 현지에 맞게 조율하는 작업(culturalization)을 통해서야 독자들이 위화감 없이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의 말투와 성격을 목표 언어로 잘 살려야 합니다.

원작에서 어린 캐릭터가 사용하는 귀여운 말투, 거친 악역의 욕설 등은 단순 번역하면 어색할 수 있으므로, 각 언어의 뉘앙스로 재구성합니다.

모든 글자를 번역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웹툰에는 말풍선 안의 대사 외에도, 간판·현수막·휴대전화 메시지 등 이미지 안에 삽입된 다양한 텍스트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시각적 텍스트들도 번역의 범주에 포함되므로, 번역가는 놓치지 않고 모두 번역해두어야 하며, 이후 디자이너가 이를 이미지에 자연스럽게 반영할 수 있도록 정확히 전달해야 합니다.

배경 속 간판에 “PC방”이라는 글씨가 있다면 이를 “Internet Cafe”로 번역하고, 해당 번역을 디자이너에게 공유해 실제 간판 이미지에 적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의성어나 의태어(SFX)도 번역 과정에서 빠뜨려서는 안 됩니다. 이때 원어 표현을 억지로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번역 대상 언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효과음으로 자연스럽게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어의 “덜덜”은 떨림을 표현하는 단어로, 영어에서는 “SHAKE”나 “SHIVER”, 일본어에서는 가타카나 표현인 「ガタガタ」처럼 해당 언어에 익숙한 효과음으로 대체합니다.

가능하다면 간결한 단어 한 개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적절한 효과음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상황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동사나 형용사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효과음 번역은 단어 하나의 선택에 따라 전달되는 감정이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번역가는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야 하며, 필요하다면 각 효과음의 의미나 연출 의도를 별도의 주석이나 메모로 남겨 식자 디자이너가 이를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미지와의 조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웹툰은 세로 스크롤 방식으로 읽히기 때문에, 각 컷에 들어가는 글자의 양과 배치는 독자의 읽기 편의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번역문이 원문보다 지나치게 길어지면 말풍선이 비좁아지고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핵심 의미를 유지하면서도 간결한 표현으로 재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번역자는 단어를 축약하거나 문장을 분리하는 등, 일종의 연출 감각을 발휘해 문장을 조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어 대사를 영어로 번역할 때는 한 문장을 길게 늘이기보다는 두 줄로 나누거나 군더더기 표현을 줄여 말풍선의 형상에 어울리도록 조정해야 합니다.

실제로 번역된 텍스트는 디자인 단계에서 말풍선에 그대로 복사·붙여넣기(copy-paste)되기 때문에, 미리 말풍선의 크기와 형태를 고려한 줄바꿈을 해두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예컨대 세로로 긴 말풍선의 경우, 일본어 번역은 짧은 단어 단위로 나누어 여러 줄로 배열하고, 영어 번역은 가로 폭에 맞게 단어들을 적절히 끊어 넣는 방식이 좋습니다. 이처럼 번역 시점에서부터 텍스트의 길이와 구성에 신경을 쓰면, 이후 식자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말풍선 오버플로우나 과도한 압축 문제를 미리 방지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번역가는 도구와 협업 프로세스에도 익숙해야 합니다.

일반 문서 번역과 달리 웹툰 번역은 이미지 단위로 이뤄지므로, CAT 툴이나 디자인 협업 툴을 활용합니다.

Prodifi에서 번역가는 자동 초벌번역 후 거기서 각 말풍선별로 번역문을 입력하고 메모를 남길 수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은 번역과 식자를 연계하여 하나의 작업으로 만들어주며, 번역가가 입력한 텍스트가 해당 말풍선의 위치나 크기에 맞게 보여져 디자이너가 참고할 수 있습니다.

웹툰 번역은 단순히 언어를 바꾸는 작업이 아닙니다. 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재해석, 캐릭터의 말투와 성격을 살리는 표현력, 그리고 이미지와 조화를 이루는 연출 능력까지 요구되는 복합적인 과정입니다. 번역가의 세심한 판단과 언어적 감각이 더해질 때, 비로소 독자들은 언어의 장벽 없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현지화의 첫걸음이 번역이라면, 그 다음은 바로 ‘시각적 완성도’를 책임지는 식자 디자인입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웹툰 식자 디자이너의 역할과 실제 작업 방식, 그리고 번역된 텍스트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현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웹툰 현지화란 무엇인가’ 시리즈 ②편 – 식자 디자인 편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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